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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 Leviafan 2015 02 18 리바이어던감독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9.5 권력의 괴물에 대한 반성적인 관점. 영화 시작부에 얕게 흐르는 강물, 바위를 치는 파도, 파도를 밀어내는 바위, 대형 어업선으로 인해 옛것이 되어 바닷가 근저리에서 썪어가는 소형 배가 마치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드러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영화를 보고나면 그 모든 것이 영화의 전부임을, 수긍할 수밖에 없게 된다. 지하철 역에서 화면의 앞이 아닌, 뒤에서 튀어나오는 주인공의 변호사 친구는 마치 불청객, 이방인 인듯한 느낌을 준다. 삶을 관조하듯 혹은 무력하게 바라보는 주인공의 부인과 모든 곳에 있는 청소년기의 아이, 배우지 못해 당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이 한적한 바닷가 선조부터 살아왔던 작은 땅에서 살아간다. 뿌옇고 안락해보이는 이 공간은 곧 .. 더보기
모래 알갱이가 있는 풍경/쉼보르스카 돌과의 대화 나는 돌의 문을 두드린다.─나야, 들여보내 줘.네 속으로 들어가서빙 둘러보고숨처럼 너를 들이쉬고 싶어. ─저리 가─돌이 말한다.─나는 빈틈없이 닫혀 있어.산산 조각이 나더라도 빈틈없이 닫혀 있을 거야.마멸되어 모래가 되더라도아무도 들여보내지 않을 거야. 나는 돌의 문을 두드린다.─나야, 들여보내 줘.나는 순전히 호기심으로 오고.호기심한테 인생이란 단 한 번의 기회.너의 궁전을 거닐어 보고 싶어.그 다음엔 나뭇잎과 물방울을 구경하고 싶어.그 모든 것을 하기엔 시간이 별로 없어.나의 사멸은 너를 감동시켜야 해. ─난 돌로 되어 있다─돌이 말한다.─필요하기 때문에 엄숙함을 유지해야 해.여기서 비켜.웃음의 근육이 없어. 나는 돌의 문을 두드린다.─나야, 들여보내 줘.네 속에 큰 빈 방이 있다는 말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