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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라시옹/장 보드리야르 허무주의에 관하여 허무주의는 더 이상 세기말적인, 음울하고, 바그적이며, 스펭글러적이고 음침한 색깔을 띠지 않는다. 허무주의는 더 이상 퇴폐주의의 세계관으로부터도, 신의 죽음으로부터 온 급진적인 형이상학과 그로부터 이끌어내는 모든 결과들로부터도 유래하지 않는다. 허무주의는 오늘날 투명성의 허무주의이며,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앞섰던 역사적 허무주의 형태들보다도 훨씬 근본적이고 훨씬 위기적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투명성, 이러한 부유는 해소 불가능한 체계의 투명성, 그리고 이 체계를 분석하겠다고 주장하는 모든 이론의 투명성이기 때문이다. 신이 죽었을 때는, 아직 이 사실을 알릴 니체가 있었다―영원과 영원의 시체 앞의 위대한 허무주의자, 그러나 모든 사물들의 스뮬라크르된 투명성 앞에서는, 파생실재성 속에서 세.. 더보기
커튼/밀란 쿤데라 반현대적인 모더니즘 "현대적이어야 한다."라고 아르튀르 랭보는 썼다. 약 60년 후에 곰브로비치는 정말로 그래야 하는지 확신하지 못했다.『페르디두르케』에서 르죈 집안은 '현대적인 중학생' 딸이 골칫거리였다. 그녀는 전화통을 붙들고 있고, 고전 작가들을 무시하며, 방문한 손님을 "쳐다보기만 하고, 오른손에 들고 있던 드라이버를 이빨 사이에 물고는 아주 버릇없게 손님에게 왼손을 내민다." 그의 엄마도 현대적이다. 그녀는 "신생아 보호 위원회" 회원이며, 사형 제도 폐지와 풍속의 자유를 위해 싸운다. "고집스럽게 그리고 버릇없게 화장실로 가서 마치 거기에 들어가지 않았떤 것처럼 하면서 나온다."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현대성은 그녀에게 유일한 '젊음의 대체물'로서 꼭 필요하다. 그리고 아빠는? 그 또한 현대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