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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cinema

맨하탄, Manhattan

1979년 우디 알랜 작

 찬송가의 상대가 이성이 아닐 경우, 그 이야기는 그때부터 어쩜 그리도 재미가 없어지는지. 우디 알랜의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뉴욕에 대한 애증을 담은 영화라니, 그런데 그런 영화가 재밌다니. 작가가 자신이 가진 개성을 극대화해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때, 수많은 이가 개성 찾다가 결국 현실에 타협을 한다. 그것도 싫으면 굶거나 미쳐서 죽고 난 백 년 뒤에 천재가 되면 된다. 다행히 우디 알랜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누구보다 자기 매력과 개성을 잘 아는 '작가'였으니까. 뉴욕에 대한 사랑은 아무리 보잘것없는 형상이라도 낭만적으로 보이게 하는 힘이 있으며, 자신의 뒤틀림을 농담으로 꼬아주는 냉소적 강박관념이 그가 가진 개성이자 매력이다. 유머와 낭만을 곁들여 이야기하는데 재미없을 수가 없다. 이야기가 부적절해지면 낭만성을 돋보이게 하고, 진지해지면 농담을 던진다. 말은 쉽지.

 영화상 끝없는 수다 본능이 미운 때가 있고, 즐거운 때가 있다. 우디 알랜은 누가 보아도 후자에 가까운 감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