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MARK/literature
순수의 시대/이디스 워튼
Jean Cocteau
2011. 1. 7. 17:17
아처는 샹들리에와 천장 사이에 붕 떠 있는 듯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기묘한 상태가 되어, 그 절차에서 자신의 역할을 더 이상 의심치 않았다. 그는 평온하고 살진 얼굴 하나하나로 눈길을 옮겼다. 메이의 들오리 요리에 정신을 팔고 있는 순박하게만 보이는 사람들이 말 없는 음모자들의 무리처럼 보였고, 자신과 자기 오른편에 앉은 창백한 여인은 그들의 음모 중심에 있는 것 같았다. 그때 그들 모두에게는 그와 올렌스카 부인이 연인 사이이며, 그것도 '외국인들이 쓰는'용어에 내포된 극단적인 의미에서의 연인들이라는 사실이 숱한 단편적인 징후들을 통해 벼락처럼 강렬하게 그의 뇌리를 쳤다. 여러 달 동안 말없이 주시하는 무수한 눈초리와 참을성 있게 엿듣는 귀가 그를 둘러싸고 있었으리라. 아처는 이제야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다. 그들은 아직 그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수단을 써서 그와 불륜 상대자를 성공적으로 갈라놓았다. 이제 일족 전체가 그런 내막은 알지도 못하고 상상해 본 적도 없다는 듯이 시침 뚝 떼고, 메이 아처가 단지 친구이자 사촌에게 애정을 담아 작별 인사를 하고 싶은 마음에 접대 행사를 마련했을 뿐이라는 묵계에 따라 그의 아내 주위에 모여든 것이다.
그것이 '피를 흘리지 않고' 목숨을 빼앗는 옛 뉴욕의 방식이었다. 질병보다 추문을 더 두려워하고, 용기보다 체면을 중히 여기고, 소동을 일으킨 사람들의 행동을 제외하면 '소동'보다 더 교양 없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방식이었다.
(…)"저를 함께 데려가시지 않는다면 못 가요." 그가 대답이 없자, 그녀는 음절 하나하나가 그의 뇌를 작은 망치로 때리는 듯 아주 또렷하고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의사들이 제게 가도 좋다고 허락한다면……. 하지만 아마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뉴랜드, 오늘 아침 제가 그토록 바라고 기대해 왔던 일이 이루어졌다고 확신하게 되었답니다……."
그는 힘없이 눈을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눈물을 뿌리며 무너지듯 주저앉아 그의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아, 여보." 그는 찬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오랜 침묵이 계속되었고, 내면의 악마들이 귀에 거슬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메이가 그의 팔을 풀고 일어섰다.
"짐작 못하셨어요?"
"했소……. 아니, 못했소. 물론 기대하긴 했지만."
그들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 다시 침묵에 잠겼다. 그는 그녀에게서 눈을 돌리며 불쑥 질문을 던졌다. "다른 사람에게도 얘기했소?"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님한테만 말씀드렸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쉬었다가, 이마까지 새빨갛게 물들이며 서둘러 덧붙였다. "그리고…… 엘렌한테도요. 우리가 얼마 전 오후에 긴 이야기를 나눴다고 그랬죠. 그리고 그녀가 제게 얼마나 따듯이 대해 줬는지도요."
"아……." 아처는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을 뚫어지게 살피는 아내의 시선을 느꼈다. "제가 엘렌한테 먼저 말해서 마음 상하셨어요, 뉴랜드?"
"마음 상했다고? 내가 왜 그러겠소?" 그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마음을 가라앉혔다. "하지만 그건 보름 전의 일이잖소? 오늘까지는 확신을 못했다면서."
그녀는 얼굴이 더 빨갛게 달아올랐으나, 그의 시선을 똑바로 맞받았다. "예, 그때는 확신을 못했어요. 하지만 엘렌에게는 확실하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제 말이 옳았어요!" 그녀는 승리감에 취해 푸른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외쳤다.
그것이 '피를 흘리지 않고' 목숨을 빼앗는 옛 뉴욕의 방식이었다. 질병보다 추문을 더 두려워하고, 용기보다 체면을 중히 여기고, 소동을 일으킨 사람들의 행동을 제외하면 '소동'보다 더 교양 없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방식이었다.
(…)"저를 함께 데려가시지 않는다면 못 가요." 그가 대답이 없자, 그녀는 음절 하나하나가 그의 뇌를 작은 망치로 때리는 듯 아주 또렷하고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의사들이 제게 가도 좋다고 허락한다면……. 하지만 아마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뉴랜드, 오늘 아침 제가 그토록 바라고 기대해 왔던 일이 이루어졌다고 확신하게 되었답니다……."
그는 힘없이 눈을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눈물을 뿌리며 무너지듯 주저앉아 그의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아, 여보." 그는 찬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오랜 침묵이 계속되었고, 내면의 악마들이 귀에 거슬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메이가 그의 팔을 풀고 일어섰다.
"짐작 못하셨어요?"
"했소……. 아니, 못했소. 물론 기대하긴 했지만."
그들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 다시 침묵에 잠겼다. 그는 그녀에게서 눈을 돌리며 불쑥 질문을 던졌다. "다른 사람에게도 얘기했소?"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님한테만 말씀드렸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쉬었다가, 이마까지 새빨갛게 물들이며 서둘러 덧붙였다. "그리고…… 엘렌한테도요. 우리가 얼마 전 오후에 긴 이야기를 나눴다고 그랬죠. 그리고 그녀가 제게 얼마나 따듯이 대해 줬는지도요."
"아……." 아처는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을 뚫어지게 살피는 아내의 시선을 느꼈다. "제가 엘렌한테 먼저 말해서 마음 상하셨어요, 뉴랜드?"
"마음 상했다고? 내가 왜 그러겠소?" 그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마음을 가라앉혔다. "하지만 그건 보름 전의 일이잖소? 오늘까지는 확신을 못했다면서."
그녀는 얼굴이 더 빨갛게 달아올랐으나, 그의 시선을 똑바로 맞받았다. "예, 그때는 확신을 못했어요. 하지만 엘렌에게는 확실하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제 말이 옳았어요!" 그녀는 승리감에 취해 푸른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