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MARK/literature
빼드로 빠라모
Jean Cocteau
2010. 7. 27. 08:02
-돌이켜 보면 나는 남에게 해를 끼친 적도, 땅 한 평 차지한 적도 없었어. 바로 이 순간도 그래. 나는 자네 무덤 속에 있고, 자네 양팔 사이에 끼어 있어. 그렇지만 나는 자네와 함께 있으면서도 사운한 마음이 없지는 않아. 자네를 안고 있는 게 아니라, 자네에게 안겨 있으니 말이지. 가만, 이 소리가 들리나? 비가 오는 모양이구먼. 어때? 빗방울이 자네 몸 위로 떨어지는 것 같지 않아?
-누가 우리 위로 걸어가는 것 같아요.
-두려움 따위는 훌훌 털어버리게. 여기서는 아무도 자네를 건드리지 못해. 그러니 여기 묻혀 있는 동안은 좋은 일만 생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