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왜 그랬냐구요? 항공모함에 무슨 원수라도 졌냐구요? 아니에요. 당신처럼 곱게 자란 사람은 몰라요. 엄마가 그러는 건 아무 이유도 없어요. 그냥 내가 만만하기 때문이에요.
당신에게는 그날이 저를 처음 만난 날이었겠지만 전 아니었어요. 전 여러 번 아파트 주차장에서 당신과 스쳐 지나갔어요. 솔직히 말하면, 아, 당신은 제가 솔직히, 라는 말을 너무 자주 한다고 말했었지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버릇인데요. 저는 이마가 좁은 데다가 등이 굽어서 사람들이 제 말을 잘 안 믿어줘요. 그래서 생긴 버릇이에요. 어쨋든 솔직히 말하면, 당신과 마주치려고 노력했어요.